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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활동 및 연구성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Institute of African Studies, IAS

아프리카동향

이슈 브리핑 케냐 개학 시즌과 마타투(matatu) 요금으로 보는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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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회 작성일 26-01-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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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지혜 

송지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아프리카학과 재학중인 석사과정생으로, 현재 아프리카연구소 HK3.0 석사연구보조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학부는 서아프리카어와 국제통상을 나왔으며, 아프리카의 정치경제 및 양적연구에 관심이 있다.


케냐에서는 매년 1월 새 학년이 시작된다. 이 시기가 되면 케냐의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마타투(matatu)1) 요금이 평소의 2~3배로 치솟는다. 실제로 올해 15일 학교 개학 당일, 키수무(Kisumu)에서 나이로비(Nairobi)로 가는 마타투 요금이 1,500실링에서 3,000실링으로 두 배 상승했다. 이러한 급격한 요금 인상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마타투 요금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거리, 차량 종류, 휘발유 가격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수요가 많고 운행이 잦은 노선의 요금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반면 장거리 노선이나 수요가 적은 노선의 요금은 변동의 폭이 크다. 개학 시즌에는 수천 명의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집중적으로 이동하면서 교통대란이 발생하고 마타투 요금이 급등하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수요의 가격 비탄력성으로 설명한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개학 시기에 마타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높은 요금에도 불구하고 마타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러운 시장의 법칙이 아닌지 생각할 수 있지만,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개학 시즌의 마타투는 사실상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반드시 개학일에 맞춰 등교해야 하고, 특히 교통 대안이 거의 없는 케냐의 교통 인프라 특성상 학부모들은 높은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마타투 요금 급등의 특이점은 개학 시즌이 끝나면 요금이 다시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요금 급등의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될 수 있으나 개인 가계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케냐의 개학 시기인 1월은 학비, 교복, 교과서 구매 등으로 가계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여기에 교통비까지 폭등하게 되면 기존의 가계 예산을 많이 초과하게 된다. 일부 가정은 교통비 마련하기 위해 식비를 줄이거나 다른 자녀의 학비 납부를 미루는 등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한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계 유동성 위기에 해당한다. 갑작스러운 지출 증가에 직면했을 때,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부족해 당장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재정적 곤경에 빠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가계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교육 불평등의 심화 문제도 일으킨다. 교통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개학 날짜에 맞춰서 등교하지 못하게 되고, 나아가 학업 진도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교육 기회의 격차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정부가 개입한다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가 아닐지 생각할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마타투는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교통수단이 아니라, 비공식 민간 부문이기 때문이다. 마타투 조합(Matatu SACCOs)2)은 개별 차량 소유주의 연합체로 내부 규제가 존재하고 노선과 요금을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만약 정부가 시장 균형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요금 규제를 강요한다면, 기사들은 이익을 위하여 파업으로 맞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공급 부족이 발생해 승객들이 오히려 더 큰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대체 교통수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마타투가 운행을 멈추면 케냐의 교통 체계와 경제가 마비될 수 있어, 정부로서는 함부로 규제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해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도 케냐 정부가 단기와 장기 해결 방법을 모색하며, 마타투 운영자들과 케냐 시민들 모두에게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1) 민간 운영 미니버스로 케냐의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이다.

2) Savings and Credit Co-operative(저축 신용 협동조합)은 개인 마타투 사업자들이 자원 공유와 노선 관리, 서비스 표준화 등을 위해 조직한 민간 운영 협동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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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aith Matete

출처
1. Faith Matete. (04 January, 2026). Long delays, high fares as school reopening triggers travel rush in Kisumu. The Star. 

​2. Mike Kihaki. (05 January, 2026). In pictures: Schools reopen as parents decry high expenses. The Standard Media.